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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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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망할뻔하고 나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는 이야기.

익명
2021.04.14 10:45 605 0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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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사람이 역경과 시련을 겪으면, 성장이라는 열매가 열린다고

....들 하는데...

 

나에겐 전혀 그런게 없는 것 같다.

역경과 시련을 겪으면서, 그 안에서 뭔가를 배우고

'아 내가 이런건 하지말고, 이런건 해야겠다.'

라는 그 배움의 자세가 결여되어있는 느낌이다.

 

뭔가 많이 겪고, 뭔가 많이 주워담은거는 같은데

여전히 바구니는 비어있고 미래는 불확실하며 뿌리는 부실하다.

그저 앙상한 가지만 샛바람에 흐느적 흐느적 휘날린다.
광야가 아닌 비옥한 토지에서 앙상한 가지를 흐느적거린 채

새들이 쉬어가고, 이파리에 이슬이 맺히지 않은 나무는 나 뿐이다.

 

다른 나무들이 그 어린잎과 두꺼운 푸른색을 뽐내는 사이에

죽지도 않고 살지도 않은 상태로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 어린잎이, 두꺼운 푸른색이 황혼에 입혀지고

씨를 뿌리고 그 위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종국에는 틀다 만 자국이

반복되다가 나이테가 두꺼운 고목이 되고 울창한 숲의 일부분이 될 때

여전히 앙상한 나뭇가지에 흐느적거리는 몸을 가진 이도저도 없는 나무.

여전히 쉬어가는 새도 둥지를 튼 흔적도,

 

 

남은것이 있다면 우연찮게 핀 이파리 몇개, 그것들이 영양분을 제대로

받지 못해 그마저도 바람에 폭풍우에 날아가 어떻게든 살아남아 선채로

죽어버린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만을 겨우 매단채 살아가는 나무.

 

 

그렇게 살다가 가는거라고 스스로를 자위하며 잊혀지거나 죽겠지.

 

 

 

 

 

꿈을 꾸려다가 눈을 뜨고 또 잠이 들었다. 그러다가 깼다.

내가 믿었던 가치가 산산조각나고 진실이 밝혀진 새벽에 나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가치했던 지난 몇개월간의 삶을 마주하자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나는 꿈을 받아들이지도, 현실의 눈을 뜨기도 싫었다.

 

 

아참.

뭐 코인이나 주식 망한건 아니다. 손도 안댔다. 할생각도 없다.

내가 좀 똥 ㅋㅋ 손이라 ㅋㅋㅋ

 

 

 

 

 

그것은 내 삶 전반에 걸친 삶의 양식이 온전히 부정당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위로만 받길 원했을 뿐 진심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직언들을

무시하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아니. 무시하고 살았다. 내가 지금까지 무시했구나.

 

그런, 깨달음과 후회를 동시에 안고 나자 잠도오지 않고, 취하지도 않게 되었다.

 

꿈은 끔찍했다. 수천마리 벌레가 바닥을 기어다니고 나는 

고기대신 곰팡이 덩어리를 썰고있었다. 그게 끔찍해서 눈을 뜨면, 물소리 똑 똑

떨어지는 싱크대 소리와, 뭔지 모를 새벽의 쿵 쿵 달그락거리는 먼곳에서의

새벽소음. 다시 눈을 감으면 벌레와 곰팡이. 흉측한 내 모습. 눈을 뜨면,

 

 

 

 

 

 

현실.

 

 

 

 

 

아침이 오고, 새벽 먼 곳 소음이 아침의 부산함이 되어도 나는 잠 들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잠도 오지 않고 눈도 빨갛지 않았다.

 

 

 

 

 

내 주변에는, 내 생각이상으로 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둘이나.

나는 그것이 언젠가, 말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을 믿는것은 나에게 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럴 나이는 지났잖아? 믿고, 믿는건. 그건.

 

그들의 진심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강하게 쓸어내리며

자신에게 힐난했다. "내가 대체 그들에게 무슨짓을 한거지."

 

그들은 끊임없이 나에게 직언하고 날 돌봐줬는데. 나는 그게 왜 위선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대체 나같은걸 왜?

 

돈이나 음식. 물리적인 도움. 통속적인 논리로 대체될 수 있는 가치들, 

나는 적시에 그들에게 그것을 해 줄 수 없었고 그것은 항상 내 마음 한구석에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라며 반복적으로 멀리했던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또 한번 나를 지켜본다는 말로 받아들여줬다.

나는 정말로 멍청하고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다.

 

 

 

아 시발.

그래서 내가 친구가 없구나.

 

 

 

큰거 깨달았네 그랴.

 

 

 

사실 그리고, 할 줄 아는 것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입프라모델, 입와우, 입축구, 입야구, 미사토 성우가 누군진 안다 그래.

 

 

 

 

그런데 내가 뭘 얼마나 지킬 가치가 있다고 그들은 날 그렇게 날 위해

많은 관심과 위로를 준걸까. 생각하지 말자. 그냥 받아들이고, 고마워하자.

 

 

그렇다고 나뭇가지가 다시 성성해지고, 메마른 기둥이 제 생명을 찾진 못할테지만

아니 힘들테지만...어쩌면 가능할테지만.

 

 

 

 

나는 다시 광야라고 생각했던, 이제 똑바로 보이는 그 풀밭을 향해

뿌리를 다시 한번 내리려고 해본다. 저 커다란 두꺼운 푸른색 잎사귀까지는

안되도, 참새가 우수수 내려앉는 탱자나무정도는 꿈꿔보려고 하면 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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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입니다.

식당에서 일하면서 이것저것 손대고 다시 사업한번 벌여보려고 오만거

다 들쑤시고 다니다가 크게 한번 쓸려내려갈뻔했습니다.

대강 통수맞을뻔했는데, 십년지기 형님들이 도시락싸들고 쫓아다니면서

말려주신 덕분에(+물리적으로도 말림) 정신지배 풀리고 결국 이번에도

정리하고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지경에 왔습니다. 뭐 아직 정리한건 아니고,

 

오늘 정리하러 갑니다.

 

꼭 저란 인간이 그렇습니다. 누가 옆에서 물리적으로 말려야만 말을 듣습니다.

(줘패야 말을 듣습니다.) 그렇다고 진짜 뭐 야구빠따로 줘팸당한건 아니고요.

말인즉 쓴소리 안들으면 전혀 성장 안하는 타입이란겁니다.

사실 그쯤되면, 친형제도 아니고 너 알아서 하십쇼. 하고 지나갈만도 한데

이 형님들이 밤새도록 직언해주고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진짜로 에밀레종

될뻔했습니다. (ㅈ될뻔했습니다.) 그것도 몇날며칠을요. 출근시간까지 뽀개가면서

저 말리느라 진땀빼신 두 형님들, 여길 보실일은 없겠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이 욕심을 부리다 보니 눈앞에 있는 것들이 잘 안보이게 되더라고요.

일단 식당일 정리하고, 이나이에 다른 일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냥...

궁금해 하실 분들이 좀 계실 것 같아서...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제가 뭐라고.

그보다도 음... 그냥 좀,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

 

 

 

미안합니다. 만약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

 

제 이름을 건 프렌차이즈 해보려고 준비중이였는데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군데 있던걸 무시하고 진행중이였습니다.

서류를 다시 정독하고 진행상황을 알아본 결과 

결론은 제가 육수진한 호구였다라는게 

밝혀졌고요. 아직 진행이 덜 된 상태라 별다른 내상은 없습니다.

말려줘서 고마워요 트윈형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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